1970~1980년대는 일본 기업의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특히 자동차와 더불어 가전 산업은 일본의 고도성장을 이끄는 견인차 역할을 하며 '가전 왕국' 이라는 명성을 가져다 주었죠. 1979년 미국 하버드대 에즈라 보겔 교수는 '재팬 애즈 넘버원'(Japan as number one·세계 제일 일본)이라는 책을 통해 가전을 포함한 일본의 제조업을 칭송했고, 일본 경제가 곧 미국을 추월할 것이라 전망하기도 했습니다.
반도체도 마찬가지입니다. 1980년대 일본은 주로 대형 컴퓨터용 고품질 D램을 생산하면서 한때 세계 시장의 80%를 점유할 정도로 잘나갔습니다. 1989년 NEC, 히타치, 도시바가 세계 반도체 시장 매출 상위 3개사를 석권하고 1990년에도 톱10 기업 중 6개가 일본 회사일 정도로 전 세계 반도체 시장을 일본이 휩쓸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죠.
그러나 이렇게 대세였음에도 일본 경제의 거품 붕괴 후 내리막만 타온 모습은 격세지감을 느끼게 합니다. 기존 가전뿐 아니라 최근 가전 분야에서도 일본 제품들은 해외에서 완전히 실패하고 있습니다. NEC, 히타치,미쓰비시가 합작 설립했던 반도체 기업 엘피다는 2012년 파산했고, 2017년 도시바는 경영난에 플래시메모리 사업부를 매각했으며, 지난해 파나소닉은 반도체 사업에서 완전 철수한 바 있습니다.
전자·반도체는 가장 빠르게 변화하며, 역사상 가장 큰 기술 패러다임의 전환이 일어날 수 있는 분야입니다. 한때 가장 앞서 나갔으나 허망한 쇠퇴의 기로에서 절치부심 중인 일본의 존재는 중국의 맹추격을 받고 있는 한국에 백번 참고해도 좋을 반면교사이자 긴장을 늦추지 말아야 할 이유가 되고 있습니다.
https://news.naver.com/main/ranking/read.nhn?mid=etc&sid1=111&rankingType=popular_day&oid=009&aid=0004658925&date=20200919&type=1&rankingSeq=3&rankingSectionId=104
"재팬 넘버원!"이라더니…日가전·반도체 어쩌다 몰락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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