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이 투하된 지 70주년이었다. 인류 역사에서 인간의 가치를 다시 생각해 봐야 하는 중요한 날이 아닐까 싶다. 전쟁을 마무리 짓기 위해 필요한 조치였느냐 아니냐를 떠나, 모든 사람의 생명이 소중하다는 기본적인 윤리에 비춰봤을 때 너무나도 극단적인 선택이자 비극이었음에 틀림 없다. 하지만 한국 인터넷에서 관련 뉴스에 달린 댓글을 보고 너무 놀랐다. 이웃 일본 역사에서 가장 비극적인 사건 중 하나에 대해 반일 혐오적인 댓글이 많았기 때문이다.
한국은 역사적으로 봤을 때 일본에 대한 감정이 부정적이라는 것을 이해하고 있으며 20세기 일본의 외교 방향과 정치를 지지하지도 않는다. 한국뿐 아니라 아시아의 많은 나라들이 20세기 초 일본 국군주의의 피해를 봤다는 것은 역사적인 사실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70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도 일본 역사에서 가장 비극적인 사건을 마땅하다고 여기거나 일본 사람들은 죽을 만하다고 말하는 것은 잘못이다. 지금 양국이 갈등을 겪고 있다는 정치적인 이유로, 인류사의 교훈을 저버리고 이처럼 막무가내로 행동하는 것은 한국의 미래를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한국의 학교에서 앞으로도 이런 식으로 학생들에게 역사를 가르친다면 한일 관계가 개선될 가능성이 얼마나 될지 의문이다.
역사는 미래로 나아가는 디딤돌이다. 지금보다 더 밝고 환한 미래를 만들고 싶다면 꼭 역사를 배워야 한다. 자국의 시각으로 일방적으로 재단한 것이 아니라 그 사건이 남긴 인류사적인 교훈을 제대로 이해하면서 말이다.
일리야 벨랴코프 러시아 출신 방송인
http://m1.hankookilbo.com/News/Read/201508141478952289
[한국에 살며] 우리는 왜 역사를 배워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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