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강국의 정밀함은 1300년 전 신라 때 이미 확보된 능력이었나 보다. 엄지 손가락 한 마디 정도 될 법한 폭 3㎝의 얇은 금박에 사람 머리카락 굵기의 반도 안 되는 가느다란 선을 무수히 그어 한 송이 꽃과 새 두 마리를 새겼다. 현미경으로 들여다 보면 12장의 꽃잎과 숱한 새털까지 확인된다.
정교함으로는 뒤질 일 없는 국가무형문화재 조각장 김용운 보유자조차도 “이런 섬세한 무늬는 현미경을 보고 해도 도저히 못 할 것 같다. 레이저 같은 현대 장비로 제작할 수 있는지도 실험해 봐야 알 수 있겠다. 불가사의할 정도의 작업”이라고 혀를 내둘렀다. 경주 동궁과 월지에서 나온 8세기 신라 유물 ‘선각단화쌍조문금박(線刻團華雙鳥文金箔)’이다.
출토 당시 금박유물은 형체를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구겨져 20m 가량 서로 떨어진 채로 발견됐다. 보존처리 과정을 통해 두 점이 하나로 연결됐던 것임이 확인됐다. 금박은 순도 99.99%의 정선된 순금 0.3g을 두께 0.04mm로 얇게 펴서 제작됐다. 얇은 종이 수준이다. 가로 3.6cm, 세로 1.17cm 크기의 평면에 새와 꽃을 조밀하게 새겼다.
금박에서는 사람 머리카락 굵기(0.08mm)보다 가는 0.05mm 이하 굵기의 선을 반복적으로 그어 새긴 문양이 확인됐다. 좌우 양측의 새 두 마리와 중앙부의 꽃이다. 꽃은 ‘단화(團華)’라 불리는, 꽃을 위에서 본 형태의 문양이다. 경주 구황동 원지 출토 금동경통장식, 황룡사 서편 폐사지 출토 금동제 봉황장식 등에서 확인되는 통일 신라시대 장식 꽃 문양 중 하나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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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강국의 저력, 8세기 황금유물서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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