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째서 반일 주제에 일본게임을 하는desuka?

세상 만사가 그렇게 정확하게 나눠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일본인들이여.

그 사람이 어째서 반일인지 알아봐야 하고, 그 사람이 하는 일본게임이 그 사람이 생각하는 일본의 문제점과 겹치는지 알아본 다음에 인지부조화desu! 모순desu! 라고 떠들어야지. 그런 것들을 전부 무시하고 하는 소리 : 반일 주제에 어째서 일본게임을 하는desuka? 에휴.......

예컨대, 내가 반일인 이유는 일본이 과거사 반성을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메이지 유신으로 대표되는 일본의 근대화는 非민주적, 전체주의적, 군국주의적이었다. 이런 근대화 모델은 사회 저변에 있는 민중을 통제하고, 약한 민족을 지배해야 지속가능한 체제였기 때문에, 한국을 강점하는 것은 물론이고 심지어 자국민까지 통제했다. 아무리 봐도 장점을 찾을 수 없는 체제인데, 戰後 일본인들은 반성하고 뉘우치지 않고 오히려 미화하고 있다.

여기서 문제. 내가 일본음식을 먹고 일본드라마를 시청하면, 그건 과연 모순일까?
만약 내가 먹는 일본음식이 혐한 요리사가 만든 것이라면 모순일 것이다. (그 혐한이란 것도, 과거에 자신들이 지배한 명백히 하등한 족속이었는데, 이제는 감히 자신들의 지위를 위협한다는 불안감에서 유래한 것이지만......)

그러나 혐한이 아닌 요리사가 만든 일본음식을 먹는 것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드라마도 마찬가지이다. 게임도 마찬가지이다. 제작자들 중 누군가 혐한 망언을 했다면 문제가 되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문제가 없는 것이다.

결국 논지 자체가 엉망이다. "일본이 싫다면서요? 그 게임의 제작자가 혐한 발언을 했는데, 왜 그 게임을 하는 겁니까?"라는 논지가 올바른 문제제기인 것이다.

이런 논지대로라면, 일본인들은 'made in China' 제품을 사용하지 않겠구나. 중화 요리점에 가지도 않을 것이며, 삼국지 게임을 하지도 않을 것이다. 나는 그렇게 유치하지 않기 때문에, 그런 천박한 의문을 갖지도 않는다.